동화의 특징
4. 동화의 특징
동화는 민담에서 출발하였다는 점에서 소설과 동일한 모태를 가지지만, 아동을 그 향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목적과 지향점이 소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동화와 소설의 차이는 무엇이며 동화가 구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은 무엇인가. 이러한 점을 파악하는 일이 곧 동화의 특징을 파악하는 일이 될 것이다.
첫째, 동화는 성장기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이기 때문에 未來指向的인 주제를 含有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길고 먼 아동의 삶과 관련된다. 未來指向的이라는 말은 아동들의 원대한 포부와 꿈을 지적하는 말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나라에 대한 동경과 희망을 포괄하는 말이기도 하다. 가보지 않은 海底나 極地에 대한 상상이나 우주탐험에 대한 假想的 설계가 어린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그들이 살아갈 앞날이 그러한 발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동화가 미래 사회에 대한 물리학적 구조만을 제시하고 추리하게 한다면 그것은 문학이라기보다는 과학이라고 해야 한다. 동화는 아동들의 미래 삶에 정신적 구심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동화는 아동이 장차 무엇이 될 것인가보다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어디서 살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 주어 자라나는 아동들의 가치관을 정립시켜 주어야 한다.
현실은 온갖 추악하고 혼란한 것들로 차 있으며, 부정적이고 회의적이며 절망적인 요소로 차 있다. 아동은 아직 미성숙의 세계에 있기 때문에 경험한 일보다 경험하지 않은 일이 더 많다. 따라서 외부 세계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강하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은 의욕이 크다. 이러한 아동들에게 미래지향적인 동화의 특성은 교육적인 기능까지도 담당해야 한다.
둘째, 동화는 想像의 산물로서 환타지(Fantasy)의 세계를 제시해야 한다. 妖精과 仙女가 나오고 마귀와 유령과 도깨비가 등장하는 동화는 아동들에게 현실 세계 밖의 상상의 세계를 보여 준다. 아동들이 소유하는 이 환상적 공간은 어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한 공간이다. 환타지의 세계에서는 불가시적인 것이 가시적인 것으로, 형체가 불명확한 것이 구체적 형체를 가진 것으로, 불가능한 것이 가능한 것으로 바뀌게 된다.
동화는 그 소재나 제재가 환상적임으로 해서 자연히 낭만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 환상의 세계에도 모험과 고난의 과정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그것은 결국 행복한 해결과 소망의 성취로 연결된다. 환타지의 세계는 그 범위가 무한정 넓어서 인간계는 물론 천상의 세계와 지하 동식물의 세계, 초월적 신의 세계에까지도 상상력의 폭을 확장한다. 아동은 동화를 통하여 정신적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으며, 우주와 자연의 불가사의한 초능력에 대해서도 어떤 암시와 비젼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암시 혹은 비젼은 인간의 한계를 일깨워 주기도 하지만 겸허하고 온유한 인간성을 신장시켜 주기도 할 것이다.
세째, 童話는 理想主義的이다. 이상주의라함은 비현실적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동화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묘사를 리얼리즘이라는 표현 기법으로 해석한다. 리얼리즘은 현대문학에서 매우 중요한 기법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현대소설에서의 정확한 현실묘사는 크게 각광 받는 부분이다. 그러나 동화에서의 리얼리즘은 단순하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은 아동의 정서나 지각의 발달에 유해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신문에 게재되는 기사들은 아동의 가치관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많다. 설령, 동화의 소재를 현실에서 취할지라도 동화이니만큼 추악과 거짓보다 아름다움과 진실을 부각시켜야 한다.
동화는 아동의 문학이기 이전에 아동을 위한 문학이다. 동화를 읽은 아동은 성장하여 성인이 될 것이며 장차 이 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동문학으로서의 동화의 역할은 중차대하다. 특히 아동은 모방성이 강하다. 그 모방성은 성인들이 이루어 놓은 이 사회를 경이로움으로 바라보면서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변화시키려는 강한 욕구인 것이다. 동화가 제작상의 한계를 가지는 것은 그것이 아동들에게 참다운 인간의 모습과 인격을 가르쳐야 한다는 목적을 가진 문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적인 목표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문학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문학성만을 강조하면 교육적인 점이 소흘하게 될 염려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은 아동문학이 갖는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증거라고 바꾸어 생각할 수 있다.
네째, 동화는 간결하고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한다. 간결하고 단순하여야만 아동들의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래의 민담이나 옛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호를 받아 온 이유 중의 하나로 그 구조와 표현의 단순성과 간결성을 들 수 있다.
동화는 간결하고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 속에 심오한 철학을 내포하지 않으면 안된다. 구조가 단순 간결하다는 것과 내포된 주제가 심오하다는 것은 상호 대립적인 관계에 있지 않고 보족하는 관계에 있다. 즉 단순한 구조가 심오성을 강조하며 심오하려면 표현이 간결하고 구조가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화는 소설의 원형(archetype)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동화가 소설의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이며 불변하는 이야기의 핵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동화는 소설의 원형일 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원형을 표현한 문학이다.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형태는 이 원형을 변형한 것이거나 발전시킨 것에 불과하다. 동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善과 惡, 美와 醜, 黑과 白의 선명한 윤곽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악은 선으로, 추는 미로, 흑은 백으로 교화되고 선도되어야 한다. 인간의 성격은 천차만별이고, 같은 선이라 하여도 동일한 선은 아니다. 그러나 동화에서는 그러한 복잡성이 오히려 저해요소가 된다.
다섯째, 동화는 자연과 우주 삼라만상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어야 한다. 동화에서는 모든 사물이 인간과 동일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대화와 화합이 가능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동화 속에서는 자연이 의인화 되고, 인간이 자연 속에 몰입하여 일체를 이룬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물의 의인화는 위에서 언급한 환타지의 세계와도 관련을 갖는다. 생물은 물론 무생물까지도 의인화하는 것은 비현실에서나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환타지의 개입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 혹은 외부세계와의 일체감은 반드시 동화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는 시에서도 중시되고 있는 세계관이다. 세계 속에서의 자신의 발견, 외부세계와 시인 자신과의 동일시는, 同化 혹은 投射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동화가 산문으로 기록되면서도 시와 유사성을 갖는 것은 표현의 간결성과 외부로 열려 있는 시선의 순수성과 투명성에 연유할 것이다.
여섯째, 동화는 그 서술 방법이 쉽고 재미있으며,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가 친절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동화가 쉬워야 한다는 것은 동화 독자의 지적 수준이, 난해한 것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단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재미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동들의 관심과 흥미에 부응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아동들이 사건의 지루한 진행이나 복잡한 얽힘에 견디지 못하고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동화가 친절하고 부드러워야한다는 조건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화의 서술이 주로 경어체로 되어 있음도 이러한 동화의 조건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화의 경어체 어투가 표면적으로는 독자인 아동의 인격을 존중하지만, 거기에는 장차 아동으로 하여금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게 하려는 작자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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