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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 『코로나 사피엔스』서평

샛별 이주현 2020. 12. 8. 21:28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

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삶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해였던 것 같다. 2020년은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2020년을 지금 되돌아보면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의 눈치만 살피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던 기억 밖에 없다. 우리는 이제 기존의 시스템들로는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진화된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모두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시한 책이 있다. 바로 CBS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20204월에 특별기획으로 방송된 코로나19, 신인류 시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 사피엔스이다. 일곱 석학들의 대담은 현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문제점과 변화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위안을 주기도 한다.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바이러스가 찾아오는 주기를 이야기하며 5년마다 찾아온 바이러스가 환경파괴로 인해 이제는 3년으로 앞당겨지고, 1년으로도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생태 중심적 기업들이 생겨나고 소비자는 그런 기업만 선택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언하며 생태적 전환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즉 생태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세계경제에 닥칠 위기와 그 대책을 이야기한다. 코로나 19 사태를 들어 준전시 상태로 보는 장교수는 정부의 근본적 개혁의 필요성을 말한다. 결제발전이라는 것은 수단이고 목표는 복지, 안전, 건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명을 읽는 기계공학자 최재붕 교수는 인류가 변해서 4차 산업혁명이 온 것이라면서 디지털 문명은 정해진 미래이므로 표준을 계속 바꾸어나가야 하고, 영세한 소상공인부터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디지털 문명에 익숙해져야 앞으로 우리가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디지털 문명은 정해진 미래이기 때문에 정부는 정책의 표준을 바꾸어야하고, 어른들이 마음의 표준을 바꾸는 것이 빠른 길이라 말한다.

경제학자 홍기빈 소장은 지구의 자본주의를 떠받들던 4개의 기둥 즉,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가 모두 무너졌다면서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방역시스템, 경제활동조직 확대 즉, 사회적 기업, 플렛폼협동조합 등 여러 경제 형태들과 협력하여 일자리 창출하고 실업자들을 국가가 고용하는 시스템의 고용보장제, 인간의 욕망 반성 등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무한한 경제 성장이 아닌 인간과 자연과 사회 모두가 좋은 삶을 살아가는 방향으로 경제를 전환해가야한다는 것이다.

독일유럽학과 김누리 교수는 미국의 야수자본주의를 버리고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우리에게 22세기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이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대응 모델을 사회개혁과 한반도 평화 문제에 적극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며, 셋째는 재난 자본주의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코로나19는 분노가 아니라 불안이라고 하면서 불안이 커지는 것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며 불확실함은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한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면 해소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라이크는 없는데 그저 사회적으로 윈트만 했다고 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자기만의 라이크가 생겨 행복의 척도인 기준이 윈트에서 라이크로 기준이 변화했다고 긍정했다.

장기적으로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2011년에 제작된 미국영화 스티븐 소더버그의 컨테이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감독은 10년 후인 현 2020년 코로나19를 예언이라도 하듯 영화의 배경이 현 상황과 똑같아서 놀라웠다. 물론 그 상황은 1910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2002년 사스 전염병이 돌았던 상황과도 흡사했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이번 코로나19가 현재에 새롭게 발생한 문제는 아니었다. 과거부터 있어왔지만 과거의 전염병은 빠른 시일에 종식되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큰 문제는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1년 가까이 종식되지 않아 모든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보다 더한 슈퍼바이러스가 탄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는 미리 미리 상황에 맞게 시스템을 바꾸어 적응해나가며 새로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사회 시스템이 전환되어 지구가 좀 더 편안해지길 기대해본다.